EXHIBITION
작가 노트
화면을 채운 화사한 빛과 생명력 넘치는 식물, 다채로운 꽃의 물결, 먹고 보는 감각적인 즐거움과 아무런 걱정 없이 멍하니 시선을 둘 수 있는 풍경들.
이곳은 복잡한 스트레스가 아득히 멀어진, 오직 풍족함과 휴식만이 존재하는 동화 같은 공간이다. 너무나 아름답고 완벽하여 현실이 아닌 듯 느껴지지만, 그 순간만큼은 명확히 존재하며 우리를 포근히 감싸 안는다.
그러나 블라인드 사이로 드는 빛과 아른거리는 그림자가 그러하듯 가장 완벽한 순간은 머무르지 않고 이내 지나가 버린다. 빛을 머금고 화려하게 피어난 식물과 꽃들 역시 찰나의 시간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교차시킨다. 붙잡을 수 없이 스쳐 지나가는 빛과 피어남의 순간처럼 우리가 꿈꾸는 완벽한 도피처 역시 영원히 정지된 공간이 아닌 찰나의 존재일 뿐이다.
나는 화면 위에 그 영원하지 않은 빛과 생명의 피어남을 가만히 잡아두며 비로소 깨닫는다. 우리가 갈망하는 평온이란 현실을 완전히 피하는 것이 아니라 스쳐 지나가는 찰나의 빛과 꽃의 피어남을 마주하듯 잠시 멈추어 서서 나만의 숨밭을 찾아내는 행위라는 것을.
도피처의 고요 속에서 피어나는 생명과 빛의 완벽한 순간을 음미할 때 우리는 역설적으로 다시 현실을 살아갈 마음의 온기와 에너지를 회복하게 된다. 빛과 색, 그리고 싱그러운 식물들로 찰나의 안식을 담아낸 이 풍경이 현실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잠시 괴로움을 잊고 각자의 내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따뜻한 피난처가 되기를 바란다.
작가 노트
무엇을 바란다는 것, 그것도 간절히 바란다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비록 나의 결핍으로 무엇인가를 바라며 나의 집착으로 바램이 간절해지더라도, 그것은 그저 감정의 밀도일 뿐 지극히 숭고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유한하기만 한 이 세상에서 영원한 것은 결코 없으므로 내 바램은 찰나의 기쁨에 지나지 않지만, 그것이 무의미하다고 탓하지도 않겠다.
홍천 숲 속을 뛰놀던 노루는 무엇을 간절히 바랐을까?
머리뼈로 남아 내게로 와 그림 속으로 들어간 노루는 이제 모든 바램들로부터 자유로워졌을까?
여전히 나는 붉은 연을 하늘로 띄우며 그 바램들에 간절하다.
안락의자에 앉은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에도, 장식장 속 빨간 등대에도 나뭇가지에 매달린 진주알에도, 초록 풀숲의 새들에도, 투명하게 빛나는 부표에도 나의 간절함은 녹아 있다. 내가 바라 마지않는 바로 그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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